테스토스테론과 에스트로겐의 비밀
요즘 Z세대 사이에서 유행하는 밈 중 하나가 바로 테토남, 에겐녀, 테토녀, 에겐남이다. 이 단어들은 각각 테스토스테론과 에스트로겐이라는 호르몬 성향을 기반으로 사람의 대인관계 스타일을 유쾌하게 분류한 개념이다. 그냥 웃고 넘길 수 있는 밈 같지만, 놀랍게도 이 네 가지 유형 조합은 현실 속 인간관계에서 자주 겪는 감정과 갈등을 꽤 정확하게 짚어준다. 테스토스테론은 일반적으로 남성에게 많이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경쟁심, 추진력, 직설적인 표현, 결정력과 같은 특성과 깊은 관련이 있다. 반면 에스트로겐은 여성에게 많이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감정적인 교감, 공감 능력, 배려, 눈치와 같은 섬세한 감성과 연결되어 있다. 이 두 호르몬은 남녀 모두에게 존재하지만, 사람마다 어느 호르몬의 영향을 더 많이 받느냐에 따라 성향이 달라진다.
이 두 가지 호르몬과 남녀를 조합하면 네 가지 조합이 나온다. 이 네 가지 조합에서 각각의 특징과 갈등 포인트는 아래와 같다. 1. 테토남과 에겐녀의 조합 테토남은 추진력 있고 자기주장이 강하며, 효율 중심의 사고방식을 가진 인물이다. 반면 에겐녀는 상대방의 감정에 민감하고 공감 능력이 뛰어나 조율과 배려를 중시한다. 이 조합은 마치 리더와 조율자의 만남 같다. 테토남이 빠른 결정을 주도하면, 에겐녀는 그 사이에서 감정의 균형을 맞추는 방식이다.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존중한다면 환상의 짝이 될 수 있지만, 감정 표현 방식이 너무 다를 경우 오히려 서운함과 오해가 쌓일 수도 있다. 특히 테토남의 직설적인 말투는 에겐녀에게 상처가 될 수 있고, 에겐녀의 조심스러운 태도는 테토남에게는 답답하게 느껴질 수 있다. 2. 에겐남과 테토녀의 조합 감성적이고 섬세한 에겐남은 주로 상대방의 눈치를 보며 관계를 조율하려 하고, 테토녀는 강단 있고 솔직하게 말하며 주도권을 잡으려 한다. 처음에는 정반대의 매력에 끌리기 쉽다. 테토녀는 에겐남의 다정함과 배려에서 안정감을 느끼고, 에겐남은 테토녀의 당당함에서 자신감과 에너지를 받는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갈등이 생길 수 있다. 테토녀는 "왜 그렇게 말을 아껴?" 하고 답답함을 느끼고, 에겐남은 "왜 그렇게 말이 세지?" 하며 상처를 받는 경우가 생긴다.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면 감정의 골이 깊어질 수 있는 조합이다. 3. 테토남과 테토녀 조합 둘 다 직설적이고 주도적인 성향을 가졌기 때문에 처음 만났을 땐 말이 잘 통하고, 함께 일하면 추진력 있는 팀이 될 수 있다. 속전속결, 목표지향적 성향이 잘 맞기 때문에 프로젝트나 비즈니스 관계에서는 강력한 시너지를 낼 수 있다. 하지만 연애나 친밀한 관계에서는 자존심 싸움이 일어날 수 있다. 서로 물러서지 않고, 감정보다 논리를 앞세우는 대화가 반복되면 갈등이 커질 수 있다. 대화를 하다가도 "그래서 누가 틀렸다는 거야?" 하는 식의 분위기가 만들어지기도 한다. 서로 존중과 감정적인 배려가 없는 상태라면 관계가 지치기 쉽다.
4. 에겐남과 에겐녀 조합 이 조합은 말하지 않아도 서로의 감정을 눈빛으로 읽고, 상처받지 않게 조심하며 말하는 부드러운 분위기의 관계가 형성된다. 감정적인 교감이 깊고, 다투더라도 큰 소리 한 번 내지 않고 서로를 배려하며 풀어나간다. 하지만 갈등을 피하려다 오히려 대화가 부족해지고, 서로의 진짜 속마음을 모르고 오해가 쌓일 위험도 있다. 둘 다 양보하려다 정작 중요한 결정 앞에서는 우유부단해지는 경우도 있다. 감정을 잘 읽는 만큼, 솔직한 표현과 의사 결정력이 함께 갖춰질 때 더 건강한 관계가 될 수 있다. 이렇게 네 가지 조합을 살펴보면, 어떤 조합이든 완벽한 건 없고, 갈등 없는 관계도 없다는 걸 알 수 있다. 중요한 건 성향을 바꾸는 게 아니라,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그 차이를 이해하려는 태도다. 우리 성도님들은 요즘 젊은 세대들이 “이런 용어를 사용하고 있구나!” 정도만 알면 될 것 같다.
참고적으로 테스토스테론과 에스트로겐은 나이들면 분비 비율이 바뀐다고 한다. 따라서 남자에게는 에스트로겐이, 여성에게는 테스토스테론이 더 많이 분비된다. 남자가 나이가 들면 낙엽만 보고도 눈물이 난다고 하는데, 이것이 성화라고 착각하면 안 된다. 호르몬의 비율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반대로 여성이 예전에 비해 다소 과격(용감)해지는 이유도 호르몬 비율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